심사평
제20회(2026년) 부문별 심사평
보컬
권오경(백제예술대학교 교수)
어느덧 스무 살이 된 경향실용음악콩쿠르의 성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회 대회부터 함께해온 심사위원으로서 한 살부터 시작한 콩쿠르가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난 모습을 바라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참가자들의 기량과 대회 내용 모두 눈부신 성장을 이룬 듯합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반적인 실력의 상향 평준화입니다. 최하위권과 최상위권의 간극이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최상위권 예비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개성을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편 중등부 참가자들의 일취월장한 실력은 우리 실용음악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게 하여 그저 든든했습니다.
보컬 부문은 리듬 앤드 블루스(R&B) 성향의 곡과 창법에 치우친 경향이 많았습니다. 훌륭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정답을 따라 부르는 듯한 해석은 감점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본인만의 고유한 색깔로 담담히 노래한 참가자나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개성 있는 보이스를 선보인 참가자들에게 자연스레 귀가 기울어졌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작곡 부문의 경우 본인만의 캐릭터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자신만의 음악적 철학과 멜로디를 음악에 깊이 있게 녹였습니다. 다만 창작과 퍼포먼스에서 능력을 고르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촘촘히 쌓여온 한국 실용음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큰 영광이었습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무대에 선 모든 참가자는 이미 충분한 자질을 갖춘 훌륭한 아티스트임을 보증합니다. 모두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악기
남유선(색소폰 연주자)
클래식과 비교해 실용음악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만큼 실용음악을 주제로 한 권위 있는 콩쿠르도 많지 않은데, 경향실용음악콩쿠르는 올해 20회를 맞으며 실용음악 인재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무대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사하는 동안 해마다 높아지는 참가자들의 수준에 감탄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밴드 음악의 인기를 반영하듯 기타와 베이스 연주자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등부에서는 고등부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뛰어난 연주를 선보인 학생들이 많아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반면 고등부와 대학·일반부에서는 뛰어난 테크닉에 비해 기본기와 음악적 시야에서 아쉬움을 느낀 경우도 있었습니다. 좋은 음악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경험하며 음악적 깊이를 넓혀가야 합니다.
또한 실용음악은 개인의 기량만큼이나 앙상블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균형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실력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면서도 음악 전체를 완성하는 균형을 잃지 않는 연주가 더 큰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이번 콩쿠르에 도전한 모든 참가자들은 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한 단계 성장했을 것입니다. 음악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한 싸움입니다. 그렇기에 눈앞의 결과와 평가에만 연연하기보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길 바랍니다.
그 과정 속에서 오래도록 음악을 즐기며 세상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