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RICO중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어릴 때부터 자주 만나서 놀았어요. 같이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가는 파티도 비슷하고, 전시도 함께 보러 다녔죠. 같이 뭔가를 하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웠어요. 그러다가 이제 만나서 일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오래 알고 지냈어도 음악을 함께 하면서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이 있겠어요.”
RICO친구로 자주 만나는 것과 서로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깊이 이야기하고 들어보는 건 또 다르더라고요.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하면서 보면 다른 부분이 있어요. 듣는 취향도 다르고요. 같이 작업하면서 그런 것들을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DAHN저는 생각이 많고, 안으로 들어가 있는 편인데, 하연(RICO)이는 저를 밖으로 끌어내주는 친구예요. 서로 다른 점이 분명히 있어요.
“저도 오래된 친구와 일을 하는데, 친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다가 새롭게 알게 되는 모습이 있어요. 혼자 할 때는 드러나지 않던 것이 둘이 하면서 나오기도 하고요.”
NOVASIA맞아요. 안무를 한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혼자였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어요. 각자 해보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게 모여서 노바시아의 새로운 모습이 되는 거죠.

“음악뿐 아니라 노래와 움직임도 중요한 팀이잖아요. 그런 방향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RICO아이돌은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데, 우리도 해보면 안 되나 하는 이야기를 했어요. 춤추자,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요. 가사도 꼭 많은 말을 넣기보다 허밍을 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할 수 있고, 말했을 때 소리가 좋은 단어들을 조합할 수도 있잖아요. 각자 그런 아이디어를 내면서 같이 해봐요.
“두 사람이 함께하니까 시도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그 안에서 계속 이어지는 주제도 있나요?”
NOVASIA음과 양, 자연의 조화 같은 것을 많이 담고 싶었어요. 저희가 가진 성질이기도 하고요. 곡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이어져 있어요. 평소에 이야기하거나 놀러 갈 곳을 정할 때도 도시보다는 자연 쪽으로 마음이 가는 편이고요.

“두 분은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가잖아요. 무대에서 평소와 다른 존재가 되어보고 싶거나, 그렇게 느끼는 순간이 있나요?”
DAHN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에 여신 같은 존재가 있어요. 노래도 기교를 많이 넣기보다 마음을 비우고 깨끗하게 불러야 하는 곡들이 있고요. 안에서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부르기 어려워요. 그래서 무대에서는 맑고 신성한 존재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노래하고 움직이게 돼요.
RICO가야금은 앉아서 연주하지만, 제 안에는 무대 앞에 나가서 춤추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안무를 만들 때도 저희 음악의 분위기와 맞는 움직임을 찾으려고 했고요. 의상이나 헤어, 메이크업까지 함께해서 보는 사람도 그 세계에 더 들어올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NOVASIA저희가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는 이유도 오신 분들이 온전히 이 세계에 빠졌으면 해서예요. 공연을 보고 ‘요정들의 공연을 잘 보고 갔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느껴주셨구나 싶고, 더 잘 살려보고 싶어져요.

“전자음악 안에서 가야금을 어떻게 들려주고 싶으세요?”
DAHN‘이건 가야금이고 국악이니까 보여줘야 해’ 하는 접근보다는, 듣고 나서 ‘이게 가야금이었어? 너무 좋다’고 느끼면 좋겠어요.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할 때도 가야금이 음악 안에서 잘 어우러지는 게 중요해요. 소리를 여러 방식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소리를 새롭게 만들면서도 지키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RICO연주할 때는 전통 주법을 바탕으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 개량되기 이전의 12현 가야금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더라도 제가 배워온 연주 방식과 소리가 안에 있어요.
DAHN하연이는 전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게 잘 잡혀 있는 친구라서 저는 전자음악과 결합했을 때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해요. 아무거나 다 해도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아니에요. 하연이가 지켜온 것이 있고, 거기에 기술적인 시도가 만나면서 노바시아의 느낌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음악에서는 다양한 문화의 감각이 느껴져요.”
DAHN저희는 아시아의 음악을 좀 더 넓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시타르 소리도 사용하고, 하연이는 일본 음악도 많이 좋아하고요. 둘 다 그런 문화를 즐겨요. 새로 작업하는 곡 중에는 〈첨밀밀〉을 듣고 그런 분위기의 곡을 써보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있어요. 중국이나 대만, 베트남, 태국, 일본처럼 여러 지역의 음악을 포괄적으로 만나보고 싶어요.
“그 안에서 두 분이 특히 좋아하는 한국 음악의 감각은 무엇인가요?”
NOVASIA비움의 미학이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들을 때도 많이 채워져 있지 않은 공간이 느껴지거든요. 건축이나 옷, 악기의 형태에서도 둥글고 부드러운 선을 보게 되고요. 그런 감각들이 음악과도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할 때 소리가 먼저 떠오르나요, 아니면 시각적인 이미지에서 시작하기도 하나요?”
DAHN곡마다 다른 것 같아요. 아침의 몽롱한 느낌을 먼저 떠올리고, 그걸 상상하면서 쓴 곡도 있어요. 반대로 같이 소리를 내보면서 ‘이렇게 해보면 어때?’ 하다가 점점 쌓아간 곡도 있고요.
NOVASIA시각적인 이미지를 생각할 때는 큰 자연의 풍경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요. 음악을 먼저 만들고 이미지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 그 중심에는 저희가 함께 느끼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두 분이 만드는 세계는 생명력이 강한데, 동시에 그 안에 있어도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얌전하기만 한 곳은 아닌데 편안하게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곳이랄까요.”
NOVASIA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음이 불안정하고 내가 나 같지 않다고 느낀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훨씬 안정적이고 안전한 무언가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있어요. 말씀하신 것과 닿아 있는 것 같아요.

“팀을 이어가면서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NOVASIA저희가 가진 이미지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지금은 일정부터 여러 실무까지 직접 해야 하니까 힘들기도 해요. 그래도 저희의 것을 좀 더 온전히 만들고 나서 다음을 생각하고 싶어요. 음과 양, 자연의 조화 같은 저희의 중심도 계속 지켜가고 싶고요.
“그 바탕 위에서 노바시아가 더 성장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NOVASIA노래하고 춤추는 곡도 꾸준히 내고 싶고, 악기 중심의 연주곡 앨범도 계속 만들고 싶어요. 어느 한쪽만 하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DAHN전자음악도 계속 공부하고 있는 과정이에요. 앞으로 더 깊고 탄탄한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해보면서 음악 자체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싶어요.
“앞으로 만나보고 싶은 무대도 있나요?”
NOVASIA파리에서 공연했을 때 반응이 좋았어요. 저희가 만드는 분위기를 또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유럽에서도 더 활동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곳에 머물기보다 여러 곳에 가서 저희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